다들 책, 어떻게 읽어주세요? 어릴 때 저희 집에는 책이 참 많았어요. 지금 읽는 책, 사놓고 안 읽는 책, 엄마 책, 아빠 책, 내 책 가릴 거 없이 많았고, 읽을 시기가 지난 책도 버리기 아까워 박스에 담아 베란다에 쌓아두었습니다. (나중에 형제 중 가장 먼저 아이를 낳은 둘째 언니에게...) 이사할 때마다 이삿짐을 옮기는 아저씨들에게 한 소리씩 듣는 건 다반사였지만, 엄마는 먹는 데는 아껴도 책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죠.
필요한 책이 거의 다 집에 있으니, 어릴 때 책과 친해질 수 있었고 공부할 때도 꽤 편했던 것 같아요. '우주 쓰레기'라는 책은 과학 독후감을 쓸 때마다 꺼내 들었고, 디카프리오 팬이었던 언니 덕분에 발견한 '바스켓볼 다이어리'는 열다섯 소녀에게 너무 자극적이라 열심히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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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제 아이에게는 책을 잘 안 사줍니다. 책에 둘러싸여 자라며 얻은 좋은 점도 많았지만, 늘 곁에 있으니 점점 관심이 무뎌지기도 하더라고요. 제 아들이니까, 얘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어릴 적 경험으로, 집에 책을 많이 사두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책을 만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고 싶다, 책...)
1. 책이 많은 공간,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가기 2. 성장 단계에 맞는 책을 발견하도록 돕기 3. 같은 책도 다른 방식으로 여러 번 읽기
오늘은 이 중 세 번째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알밤이와 함께 읽는 책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읽어주니 좋았어요" 싶은 팁들을 적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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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0층짜리 집』 시리즈를 아시나요? 하늘, 숲속, 바다 등에 있는 100층짜리 집을 오르내리며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는 동화책인데요. 누군가의 초대, 혹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100층을 오르내리며, 일어나는 일들이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집니다.
예를 들어 31층부터 40층에는 무당벌레가 살고 있고, 31층은 무당벌레의 거실, 36층은 그들의 부엌 그림이 펼쳐져요. 글은 많지 않은데, 일러스트가 섬세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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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이와 저는 이 책을 읽을 때, 작은 장난감을 하나씩 손에 듭니다. 듀플로 인형을 고르기도 하고, 작은 자동차나 헬리콥터를 가져오기도 해요. 그리고 보드게임하듯 장난감을 책 위에 올려두고, 한 층씩 움직이며 함께 집 안을 구경하듯 읽어요. 그냥 읽어도 재밌지만, 좋아하는 장난감과 함께라면 100층까지 올라가는 길이 더 즐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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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일본의 미디어 아티스트 이와이 도시오의 유아 그림책 시리즈. 100층을 오르거나 내리며 수의 개념을 익힐 수 있고, 옆으로 펼쳐보는 책이 아닌, 위로 펼쳐보는 책이라 신선한 느낌을 준다. 구매하기
누워서 읽기 난이도: 상 ★★★ #책이길어서누워서펼치기는힘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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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블록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 제가 좋아하는 장난감인데요. 누군가 '장난감, 뭐 선물해 줄까?'라고 물으면 자석블록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만들 수 있는 게 많아지니까... 좋아!!!
책을 읽을 때도 종종 꺼내서 활용합니다. 특히 숫자나 크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책 속 물건을 자석블록으로 함께 만들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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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을 활용해 주로 읽는 건 '프뢰벨 전집' 중 몇 권이에요. 물려주고, 물려주고, 또 물려주다가 저희 집까지 도착한 책들이죠. 프뢰벨은 '은물'이라는 놀잇감으로 책 속 활동을 이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N회차 물려받은 전집에 그런 게 남아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럴 때 자석블록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곰돌이는 가장 큰 선물 상자를, 여우는 중간 크기를, 생쥐는 가장 작은 상자를 받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면 자석블록으로 3×3, 2×2, 1×1 크기의 정육면체를 만들어 봅니다. 어떤 상자가 가장 큰지, 누가 어떤 상자를 받았는지 이야기하면서요.
최근에는 동그라미 자석블록이 생겼는데요. 책 속에서 동그라미가 쪼개지고 또 쪼개져 꽃이 되고, 배가 되는 모습을 블록으로 함께 만들어 보기도 했어요. 수나 크기, 모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라면 자석블록을 곁들여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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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색’에 관심이 많아졌구나 싶은 순간이 있었어요. 갑자기 "OO이랑 ㅁㅁ은 색이 똑같아!" 하며 같은 색의 물건을 찾아내더라고요. 마치 빙고를 하듯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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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읽을 때 옆에 색연필을 두어요. 등장인물의 옷이나 동물과 같은 색의 색연필을 찾아보는 거예요. 어떤 색이 맞을지 고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파란색과 초록색은 2살부터 헷갈리는 거였다는 걸, 요즘 알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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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출근과 등원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시도한 방법이에요. 너무 바빠서 알밤이가 잠깐이라도 혼자 놀아주길 바라며, 집에 있는 추피 책을 모두 꺼내 기찻길처럼 쭉 펼쳐봤습니다. 아쉽게도 혼자 놀지는 않았고... 책 읽어달라고 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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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피 기찻길 만들기! 그리고 아슬아슬한 자체 모자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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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은 점은 있었어요. 책을 가져오라고 하면 늘 읽던 책만 읽게 되는데, 이렇게 펼쳐두니 자주 읽지 않던 책에도 눈길이 가더라고요. 덕분에 잘 안 보였던 책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가끔은 책을 모두 꺼내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관심을 새롭게 끌더라고요. (전면책장을 사고 싶어지네요... 살까 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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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고요. 오늘 뉴스레터에는 TMI를 좀 길게 덧붙여 봅니다. 28개월 알밤이는 나라에서 산정특례를 받아 듀피젠트(신약)를 처방받고 있어요. 100일 쯤 산특을 받고, 6개월부터 신약 처방이 가능했는데요. 아기에게 물 먹이는 것도 고민하게 되는 게 엄마이다 보니, 신약을 쉽게 결정하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아요. 누구보다 가장 깊게 고민한 제가 한 선택이니까요. 결과는... 지켜보다 안 된다면 그때 방법을 찾아야겠죠?
육아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건, 선택은 내가 하고 그 결과는 아이가 받게 된다는 점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아기 아토피 때문인지, 덕분인지 그런 선택의 순간들을 자주 마주했고요. 처음에는 할 수 있는 선택 중 가장 좋은 선택을 하고 싶었는데요, 지금은 제가 내린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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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순간들을 겪으며 제가 결정한 육아에 대한 태도는, 스스로 아이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도 그 이유를 '엄마인 나'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는 거예요. 결과에 영향을 주는 건 엄마 말고도 많으니까요. (진리의 애바애라는 말이 왜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뉴스레터도 책을 두는 환경에 있어 어떤 방법이 옳고 그르다 보다, 저희 집에서 즐겁게 해 본 시도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는 1개월 차이로도 아이의 성장이 확확 다르니까, 혹시 지난 근황과 뉴스레터를 공유하며 '우리 아이가 너무 늦나', '왜 책을 안 좋아하지?', '내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을 가지실까 봐 노파심에 주절주절해 봅니다.
아, 인터넷에서 이런 이야기를 봤어요. 육아에 대한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르니, 육아 전문가 한 명을 멘토로 삼아 그 관점을 따라가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요.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도서관에 간 김에 평소 관심 있던 전문가의 책을 한 권 빌려왔는데요, 도움이 될까요? 일단 읽어보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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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도서관 홈페이지를 추천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세금이 이런 데 쓰이는구나'라는 걸 많이 생각합니다.(좋은 의미로요!!!) 그중 하나로 도서관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재밌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매주 토요일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할머니', 영유아와 양육자가 함께 참여하는 '책이랑 쑥쑥'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외에도 맘스책방처럼, 어린 자녀가 있으면 책을 집으로 보내주거나 선착순으로 전집을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직접 도서관 나들이 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아빠에게 잠시 맡겨두고, 엄마도 책 빌리러 슝~), 어렵다면 동네 도서관 홈페이지라도 한 번 들어가 보시면 어떨까요?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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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빌린 책은 스스로 들 수 있게 된 알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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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청룡 어머니 | 룰 @yirul
얼떨결에 얼리버드가 된 IT 서비스 마케터 / 알밤(24년 6월생) 엄마
🔗 <누워서 책 먹기>를 연재합니다.
나에게 새벽 5시는 취침 시간에 더 가까운데, 얼리버드 아들 덕분에 이제는 기상시간이 되었다. 어떻게든 더 누워있으려고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더니, 이제는 "우리 책 볼까?" 한마디에 냅다 내 팔에 눕고 보는 알밤이. 졸음을 쫓기 위해 찾아낸 재밌는 그림책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육아 에피소드를 공유한다. (청룡어머니회를 위한 도서관 책 추천 서비스 제작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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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책을 재밌게 읽어주는 나만의 팁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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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피책 "마트에 가면"을 읽었다 하면 다음날 마트에서 같은 상황이 왔을때 한번더 상기 시켜주려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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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책에서 추피는 혼자 사탕사려다가 엄마 잊어버렸는데~" 하면서 계속 리마인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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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화나 창작동화로 엉덩이 힘 길러주고(재밌으니까!) 자연관찰 책으로 똑똑하게 만들어주려는 연습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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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화나 창작동화는 제가 끌어안고 읽거나(스킨십) 등장인물들 다 목소리 바꾸면서 읽거나(등장인물이 울면 우는척, 화내면 화내는거 등) 눈 맞추고 같이 박장대소 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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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책 읽어주는 거에 공을 많이 들여요!! 연계 활동도 정말 많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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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자연책에서 상어가 입을 쩌억~ 벌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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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어가 입이 엄청 크네?! 우리 또 입 큰 동물 뭐 봤지??? 생각나는 책 가져와볼까???’하면 가져오게 하는 그런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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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스크롤 압박이야... 오늘 뉴스레터는 길어지겠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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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쟈니가 따라 읽거나 먼저 읽으면 리액션을 엄~청 잘해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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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려 하거나 틀려도 무조건 ‘맞아(?)~~ 이건 ㅇㅇ지~’ 하면서 안틀린척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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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 읽어달라고 할 때 절대 거절하지 않고 반가워하며 읽어주는 게 나만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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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다역 🎤 다들 그러겠지만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거죵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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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있으면 역할분담해서 리오 양옆에서 읽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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